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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디파이를 어떻게 사용할까? | 은행 밖에서 움직이는 돈

읽는 시간 약 13분

월급이 들어오면 은행 계좌에 돈을 넣고, 필요하면 송금하거나 대출을 받습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금융생활입니다.

그런데 세계 어디에서나 이런 방식으로 돈을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국 화폐의 가치가 빠르게 떨어져 월급을 받자마자 달러로 바꾸려는 사람도 있고, 해외에서 받은 돈을 현지 은행으로 옮기는 과정이 번거로운 사람도 있습니다. 암호화폐를 팔지 않고 생활자금을 빌리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대안 중 하나가 디파이(DeFi)입니다.

디파이는 은행 같은 전통적인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로 자산을 교환하거나 빌리고 운용하는 금융 방식입니다.

아래에서는 국가별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 수요와 실제 디파이 프로토콜의 작동 방식을 구분합니다. 아르헨티나·송금 통계만으로 그 이용자가 Aave나 Uniswap을 사용했다고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국가 사례는 수요의 배경이고, ETH 담보 대출과 유동성 공급의 인물·금액은 원리를 설명하는 가정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찾을까?

한국에서 달러를 보유하려면 은행에서 환전하거나 외화예금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화폐의 가치가 불안정한 나라에서는 달러를 확보하는 일이 단순한 투자를 넘어 생활 속 자산 관리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오랫동안 높은 물가상승률과 환율 불안정을 경험해 왔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현지 화폐인 페소를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 달러로 자산 가치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생깁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은행을 통해 원하는 만큼 달러를 편리하게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환 규제나 금융 서비스 접근성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때 일부 이용자들이 선택하는 것이 USDT나 USDC 같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사람이 해외 고객에게 받은 대금을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유한다면, 페소로 즉시 환전하지 않고 달러 가치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필요할 때 일부를 현지 화폐로 바꾸거나, 지원되는 블록체인 서비스에서 다른 자산으로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Chainalysis의 2025년 중남미 암호화폐 보고서 역시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외환 규제가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여기서 구분할 점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거나 중앙화 거래소에서 환전하는 것 자체가 디파이는 아닙니다. 디파이는 이 자산을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교환하거나 대출 프로토콜에 예치하는 등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에 활용할 때 시작됩니다.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사람 모두가 디파이 이용자인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왜 은행 밖의 달러가 필요할까?

나이지리아에서도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관심을 받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한국에서는 해외 결제나 외화 송금이 필요하면 은행 앱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반면 나이지리아처럼 환율 변동과 외화 접근 문제가 중요한 금융 환경에서는 다른 선택지를 찾으려는 수요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에 거주하는 개발자가 해외 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 대금을 받는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기존 은행 시스템을 이용하면 송금 수수료, 처리 시간, 환전 조건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거래 상대방이 지원한다면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금을 받아 디지털 지갑에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받은 자산을 현지 거래소에서 환전하거나 다른 지갑으로 옮기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활용은 엄밀히 말하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와 송금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후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자산을 교환하거나 디파이 서비스에 연결한다면 금융 활용 범위가 넓어집니다.

중요한 차이는 돈을 보내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전통적인 은행 계좌만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블록체인 송금이 항상 저렴하거나 빠른 것은 아닙니다. 사용하는 네트워크의 수수료, 현지 환전 비용, 출금 가능 여부에 따라 실제 편의성은 달라집니다.

또한 나이지리아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규제와 금융기관의 취급 조건이 변할 수 있으므로, 기술적으로 가능한 거래가 모두 자유롭게 허용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암호화폐를 팔지 않고 돈을 빌린다?

앞선 사례들이 화폐 가치와 송금의 문제였다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디파이 시장에서는 조금 다른 활용 방식도 나타납니다.

바로 보유한 암호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탈중앙화 대출 프로토콜인 Aave입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이더리움(ETH)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당장 자금이 필요하지만 이더리움을 팔고 싶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거나 장기적으로 보유하려는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Aave에서 지원하는 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담보 조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은행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 심사와 신용평가를 통해 돈을 빌려줍니다. 반면 이러한 디파이 대출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정해진 담보 비율과 대출 조건을 적용합니다.

대출자가 신용을 증명하는 대신 충분한 암호화폐를 담보로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편리함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이더리움 가격이 급락하면 담보 가치도 떨어집니다. 정해진 청산 조건에 도달하면 담보의 일부 또는 전부가 청산될 수 있습니다. 대출 이자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디파이 대출은 누구나 신용 없이 돈을 빌릴 수 있는 만능 금융 서비스가 아닙니다. 이미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금융 방식에 가깝습니다.

2026년 10월 23일 지갑을 연결하지 않고 Aave V3 Ethereum Core 공개 화면을 열어 확인하니 USDC 공급 약 23.9억, 대출 약 22.4억 USDC가 표시됐습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집계이며 미국이나 아르헨티나 개인의 실제 이용을 조사한 자료가 아닙니다. 담보·이자 구조는 Aave 공식 공급 설명과 대조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활용을 미국 일반 소비자에게 널리 퍼진 대출 방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용자는 국가와 관계없이 글로벌 시장에 분포하며, 규제와 서비스 접근 조건도 서로 다릅니다.

거래소에 돈을 맡기는 대신 직접 거래 자금을 제공한다면?

디파이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일반 이용자가 거래에 필요한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는 거래소, 은행, 시장조성자 같은 전문 기관이 거래를 원활하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탈중앙화 거래소인 Uniswap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자산을 공급해 거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TH와 USDC가 거래되는 유동성 풀에 두 자산을 제공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다른 이용자들이 해당 풀에서 자산을 교환하면 거래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유동성 공급자는 풀의 구조와 자신의 포지션에 따라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산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의 일부를 받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특정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원되는 지역의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지갑을 통해 참여하는 글로벌 금융 활동입니다.

하지만 은행 예금과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자산 가격이 크게 변하면 단순히 코인을 보유했을 때보다 불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이라고 부릅니다.

거래 수수료를 벌더라도 자산 가치의 변화로 인해 전체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설정한 가격 범위를 벗어나 수수료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Uniswap의 유동성 공급 설명은 공식 도움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ETH·USDC 풀 사례는 특정 이용자의 수익 인증이 아니라 설명용 가정입니다. 버전·수수료 구간·가격 범위가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지므로 국가별 보유 통계와 한데 묶어 실제 DeFi 수익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은행과 디파이는 무엇이 다를까?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를 정리하면 디파이가 기존 금융 서비스와 다른 지점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구분기존 은행 중심 금융디파이
자산 보관은행 계좌와 금융기관개인 지갑 또는 스마트 컨트랙트
대출신용평가와 담보 심사주로 암호화폐 담보와 자동화된 조건
자산 교환은행·거래소 등 중개기관탈중앙화 거래소와 유동성 풀
이용 시간서비스와 영업시간에 따라 다름블록체인 운영 시 상시 거래 가능
주요 위험금융기관·상품·국가별 위험해킹, 청산, 스마트 컨트랙트 오류, 자산 가격 변동

디파이의 특징은 단순히 은행을 없애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은행이 담당하던 금융 기능 일부를 블록체인 위에서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다만 디파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오라클, 서비스 개발자 등 다양한 참여자에게 의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중개와 신뢰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디파이가 일상적인 금융이 되었을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활용 방법이 존재한다면, 해외에서는 이미 은행 대신 디파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졌을까요?

아직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스테이블코인 관련 분석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국경 간 거래와 가치 보관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의 규모는 전체 금융 시스템에 비해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해외 암호화폐 이용 통계에는 비트코인 투자, 중앙화 거래소 거래, 스테이블코인 송금, 디파이 거래 등이 함께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호화폐 이용자가 증가했다고 해서 그만큼 디파이 이용자가 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활용을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실제 이용이 확인되는 영역: 스테이블코인 보유와 송금, 탈중앙화 거래소의 자산 교환, 담보 기반 대출, 유동성 공급
  • 아직 확대 가능성을 지켜봐야 하는 영역: 일반 소비자의 일상 금융을 디파이가 폭넓게 대체하는 것, 신용 기반 대출의 대중화, 은행 서비스 없이 생활 전반의 금융 수요를 해결하는 것

디파이는 이미 작동하는 금융 시스템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금융 시스템은 아닙니다.

특히 개인 지갑의 복구 문구를 잃어버리거나 잘못된 주소로 자산을 전송하면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점,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이탈, 규제 변화도 고려해야 합니다.

기존 은행에서 기대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나 예금자 보호가 디파이 자산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디파이를 이해하려면 기술보다 돈이 필요한 이유를 봐야 합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모두 같은 이유로 디파이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을 피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국경을 넘어 돈을 이동시키는 편의성입니다. 이미 보유한 암호화폐를 활용해 대출받거나 거래 수수료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필요를 해결하는 데 반드시 디파이가 최선인 것은 아닙니다. 기존 은행이나 중앙화 금융 서비스가 더 안전하고 편리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디파이가 흥미로운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까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상품과 조건 안에서 선택해야 했습니다. 디파이는 그중 일부 기능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토콜로 구현하려고 시도합니다.

저는 디파이의 미래를 판단할 때 높은 수익률보다 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실제로 얼마나 해결하고 있을까?

해외에서 디파이가 사용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그 가능성과 한계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년 10월 23일

o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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