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Visa)가 USDC로 정산한다고? | 신용카드 뒤에서 바뀌는 돈의 흐름
우리가 쓰는 신용카드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카페에서 신용카드로 커피값을 결제했습니다. 단말기에 카드 승인이 완료됐다는 표시가 뜨고, 우리는 커피를 받아 나옵니다.
그런데 카드 결제가 승인됐다고 해서 그 순간 모든 금융기관 사이의 자금 이동까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는 카드 발급사와 가맹점의 금융기관, 결제 네트워크가 거래 금액을 확인하고 실제 돈을 주고받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세계적인 결제 네트워크 기업 비자(Visa)는 바로 이 과정에 스테이블코인 USDC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2026년 4월 Visa는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범 프로그램의 연율 환산 규모가 7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Visa가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신용카드 대신 USDC로 결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변화가 시작된 곳은 카드 앞면이 아니라, 결제 시스템의 뒷부분입니다.
Visa는 USDC를 어디에 사용하고 있을까?
Visa가 USDC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영역은 금융기관 간 정산(Settlement)입니다.
카드 결제에는 크게 세 가지 과정이 있습니다.
- 승인(Authorization): 소비자의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 청산(Clearing): 거래 정보를 모아 금융기관별로 주고받을 금액을 계산합니다.
- 정산(Settlement): 계산된 금액에 따라 실제 자금을 이동시킵니다.
우리가 매장에서 경험하는 것은 주로 첫 번째 단계입니다.
반면 Visa가 USDC를 활용하는 것은 세 번째 단계인 정산입니다.
기존 카드 결제망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전통적인 은행 및 결제 인프라를 통해 정산을 처리합니다.
Visa는 여기에 새로운 선택지를 추가했습니다.
지원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은 기존 법정화폐 대신 USDC를 이용해 Visa와의 정산 의무를 이행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2월 16일 Visa의 미국 USDC 정산 도입 발표에 따르면, Cross River Bank와 Lead Bank가 솔라나(Solana) 블록체인을 이용해 USDC 정산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소비자가 경험하는 일반적인 카드 결제 방식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USDC는 어떤 코인일까?
USDC는 미국 달러와 1대 1의 가치 유지를 목표로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발행사인 Circle은 현금과 유동성이 높은 준비자산을 통해 USDC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합니다.
비트코인처럼 시장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암호화폐와 달리, USDC는 달러 기준의 금액을 주고받는 데 적합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다만 달러와 연동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언제나 가격이나 상환이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Visa가 발표한 70억 달러는 실제로 거래된 돈일까?
2026년 4월 29일 Visa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범 프로그램의 연율 환산 규모가 7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표현이 있습니다.
연율 환산 규모(Annualized Run Rate)는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누적된 거래액과 다릅니다.
특정 기간의 거래 속도가 1년 내내 유지된다고 가정해 환산한 수치입니다.
따라서 Visa가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70억 달러를 정산했다고 해석하면 부정확합니다.
또한 이 수치는 USDC만의 거래액이 아니라 Visa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범 프로그램 전체를 기준으로 발표된 규모입니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Visa의 2026년 4월 공식 발표에 따르면, 당시 정산 시범 프로그램은 전 분기보다 50% 성장했고 지원 블록체인도 총 9개로 확대됐습니다.
기존에 활용하던 이더리움, 솔라나, 스텔라, 아발란체에 Arc, Base, Canton, Polygon, Tempo를 추가한 것입니다.
이는 Visa가 하나의 블록체인만 시험하는 데서 벗어나, 금융기관이 여러 네트워크 중 필요한 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산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Visa가 발표한 시범 프로그램의 성장 수치를 전체 카드 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실제 비용 절감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카드 결제가 빠른데 굳이 블록체인이 필요할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카드 결제는 이미 몇 초면 끝납니다. 그런데 왜 Visa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걸까요?
핵심은 소비자가 느끼는 결제 속도와 금융기관 사이의 자금 이동 속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주말에도 움직일 수 있는 돈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서는 국가와 결제망에 따라 영업일, 운영 시간, 중개기관 등의 제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운영됩니다.
Visa는 USDC 정산을 통해 참여 금융기관이 일주일 내내 자금을 이동시키고 유동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 발생한 거래와 관련된 정산 자금을 기존 은행 영업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동시킬 수 있다면, 금융기관은 자금을 더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블록체인에서 전송이 완료됐다고 해서 모든 회계 처리나 법적 정산 절차까지 즉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나라를 거치는 자금 이동
국제 거래에서는 서로 다른 통화와 은행 시스템을 연결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개기관과 환전 절차, 운영 시간의 차이가 비용과 지연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자금 이동 경로 중 일부를 블록체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다만 환전, 규제 준수, 현지 통화로의 출금 과정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Visa가 기대하는 효과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한 번에 없애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자금 이동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Visa는 카드 결제뿐 아니라 송금에도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려 한다
Visa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금융기관 간 정산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2025년 11월 Visa는 Visa Direct를 통해 기업이나 플랫폼이 수취인의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직접 대금을 지급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 기업에서 일하는 프리랜서가 대금을 받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은행 송금이나 다른 지급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지만, 새로운 방식에서는 지원되는 조건에 따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지갑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금융기관 간 정산과는 다른 사용 사례입니다.
- 금융기관 간 정산: 금융기관들이 Visa와 주고받을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지급: 기업이나 플랫폼이 수취인의 지갑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전송합니다.
-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이용자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기존 Visa 결제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합니다.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는 이용자의 디지털 자산 잔액을 기존 카드 결제망과 연결하는 서비스입니다.
실제 자금 전환과 정산 방식은 카드 발급사와 프로그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 10월 1일 Visa의 스테이블코인 활용 현황 발표에 따르면, Visa는 소비자용과 기업용을 포함해 160개 이상의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Visa는 2026 회계연도 발표 시점까지의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결제액 중 약 17%가 비즈니스 및 기업용 카드 프로그램에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개인의 암호화폐 소비를 넘어 기업의 결제와 자금 관리에도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은행과 카드사는 사라지는 걸까?
Visa의 움직임을 보면 오히려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기존 금융기관이 블록체인과 경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결제 인프라 안에 블록체인을 통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Visa는 카드 네트워크, 금융기관 연결, 거래 처리 등의 기존 역할을 유지하면서 일부 자금 이동 수단을 바꾸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된다고 해서 Visa나 은행의 역할이 곧바로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앞으로는 금융기관이 기존 계좌 기반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 형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자산과 상환 능력, 블록체인 장애와 보안 위험, 각국의 규제, 금융기관의 운영 비용 등이 실제 확산 속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에서 자금을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Visa의 변화가 암호화폐 시장에 던지는 질문
암호화폐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가격부터 떠올립니다.
어떤 코인이 얼마나 올랐는지, 거래소에 상장됐는지, 앞으로 가치가 높아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하지만 Visa의 USDC 활용은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암호화폐가 투자 대상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을 움직이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Visa의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USDC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아닙니다.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 실제 금융기관의 자금 이동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가 코인 거래소 밖으로 넓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모든 암호화폐가 같은 방식으로 금융 인프라에 채택될 것이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결제와 정산에 사용되려면 가치 안정성, 유동성, 규제 대응, 기술적 신뢰성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더 흥미로운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결제 화면은 그대로인데, 그 뒤에서 돈이 움직이는 방식만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을까?
Visa의 실험은 그 가능성이 이미 현실의 금융 시스템 안에서 시험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Visa 카드로 결제하면 USDC가 사용되나요?
일반적인 Visa 카드 결제에 모두 USDC가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USDC 정산은 참여 금융기관과 지원되는 프로그램에서 적용되며, 소비자의 카드 결제 경험은 기존과 같을 수 있습니다.
Visa가 발표한 70억 달러는 실제 누적 거래액인가요?
아닙니다. 2026년 4월 발표된 70억 달러는 당시 스테이블코인 정산 규모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입니다. 실제 1년 누적 정산액과 구분해야 하며, USDC만의 정산액도 아닙니다.
USDC와 비트코인은 무엇이 다른가요?
비트코인은 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합니다. USDC는 미국 달러와 1대 1의 가치 유지를 목표로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연계 Visa 카드는 일반 카드와 무엇이 다른가요?
일반 카드는 주로 은행 계좌나 신용 한도를 기반으로 결제합니다.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는 디지털 자산 잔액을 결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전환과 정산 방식은 서비스마다 다릅니다.
다른 암호화폐도 Visa처럼 실제 결제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을까요?
기술적으로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도입 여부는 각 자산의 안정성, 규제, 네트워크 성능, 금융기관의 수요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USDC의 활용 사례를 모든 암호화폐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년 10월 9일
※ 이 글은 공개된 기업 발표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독립적인 정보 콘텐츠입니다. 특정 암호화폐의 구매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으며, 서비스의 지원 범위와 운영 정책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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